알림닫기

이번 회차는 일반코인이 필요한 회차입니다.

부족한 코인을 충전해 주세요.

알림닫기

무료충전코인 배너
코인충전소로 가기

코인 소진시 자동으로
충전되는 자동충전 상품입니다.

번거로움 없이 편리하게 이용하세요!

[필수]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수집 목적 회원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이용자 식별,
서비스 제공에 관한 게약 이행, 민원 해결 등의 고충처리,
회원의 서비스 이용에 대한 통계,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 및 추천/광고 게재 등에 활용
수집 항목
휴대폰으로 가입시 : 휴대폰 번호, 비밀번호
이메일로 회원가입시 : 이메일, 비밀번호
보유 기간 회원 탈퇴 시 파기 처리, 단 관련 법령의 규정에서 별도의 보관 기간을 정한 경우 해당 기간 동안 보관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를 거부하실 수 있으며, 동의 거부 시 회원 가입이 제한됩니다.
(IP Address, 쿠키, 서비스 이용기록, 기기정보)
닫기 더블혜택받기
밤이 들려준 이야기 3부

밤이 들려준 이야기 3부

“주인님이 듣지 못할 이야기는 없어.” 1부 용이 될 운명인 이무기 우희림(雨喜林)은 승천 직전에 안 좋은 일에 휘말려 인간이 되고,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업보를 쌓는다. 그러다 무당의 핏줄로 태어나 극적으로 호법신 연려와 재회하고 이무기 시절의 기억을 되찾는다. 희림은 업보를 씻고 다시 용이 되고자 연려, 세 요괴들과 함께 수많은 원혼을 만나고 그들을 돕는다. 2부 마침내 업보가 사라지며 인간의 몸에서 벗어나 용이 된 우희림. 하지만 염라대왕의 명으로 아직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희림은 그에게 충성스러운 세 요괴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희림만을 기다렸던 연려와 함께 또다시 산 자와 죽은 자를 도와야 하는데……. 3부 용으로 승천했으나 여전히 이런저런 이유로 인간세계에 머물고 있는 희림과 연려와 요괴 셋.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연려가 어느 귀신을 보고 어디서 본 것처럼 익숙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 역시 연려를 알아보고는 접근을 시도하고, 이내 그것이 사건에 얽혀들기 시작하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 한 일이 너무 많았다. 뒤늦게 찾아온 피곤에 몸이 축 늘어졌다. 부적 재료고 염라대왕이고, 순식간에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고 싶지 않게 되었다. 연려는 혹시 내가 후다닥 뛰쳐나가 1층으로 가 버릴까 걱정이라도 되었는지 자기도 침대로 들어와 나를 푹 끌어안았다. “으음, 안 내려갈게……. 잘래…….” “잘 생각했어.” 그가 칭찬이라도 하듯이 나를 끌어안은 채 머리카락과 등을 살살 쓸었다. 잠드는 주술이라도 걸린 것처럼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시간도 늦었고 수마에 저항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눕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푹 잠이 들었다.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 연려가 나를 품 안에 넣은 채 꽉 끌어안고 있었다. * * * 눈을 뜨자 해가 중천에 걸려 있었다. 뭐에 묶인 것처럼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아서 꿈틀거리자 죄고 있던 힘이 약해졌다가, 다시 와락 끌어안는다. 아직도 연려에게 끌어안긴 채였다. 목덜미에 닿던 고른 숨소리가 낮게 갈라진 목소리가 되었다. “새벽에 열났었어…….” 그렇게 말하며 연려가 손을 더듬어 내 이마를 짚었다. 푹 자고 일어나 체온이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지금은 열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걱정했겠구나. 꾸물꾸물 품으로 파고들어서 잠시 같이 끌어안고 있다가 일어났다. 한 번도 깨지 않고 오래 잔 바람에 머리가 몽롱했다. 부스스한 채로 침대에 앉아 과일이며 차가운 물 같은 걸 먹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몸을 씻은 뒤에도 한참 여유를 부리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신당 문을 열었다. 거울 너머는 비어 있었다. 앞에 앉아 잠시 기다렸다. 얼마쯤 지나 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뒤늦게 쳐다보았더니 어느새 염라대왕이 와서 거울 표면 가까이 얼굴을 대고 날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놀라서 움찔하자 그는 재미있다는 듯 어깨를 흔들흔들했다. 얼른 눈을 제대로 떴다. “감사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이제 주실 거잖아요.” “흐으음…….” 염라대왕은 괜히 뜸을 들이다가 내가 빤히 쳐다보자 그제야 꾸러미를 내려놓았다. 구슬 목걸이가 감긴 작은 항아리와 붉은 비단 보자기였다. 냉큼 손을 뻗어서 하나씩 집어 들었다. 항아리에는 평소보다 짙은 힘이 담긴 경면주사, 보자기에는 두 가지 색의 종이와 지푸라기가 들어 있었다. 종이는 각각 부적을 쓸 것과 길지를 만들 것이다. 평소에는 경면주사 말고는 알아서 마련한다. 굳이 저승의 것을 쓰지 않아도 어지간한 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재료를 전부 저승에서 가지고 오는 건 내가 들여야 할 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다. 신력을 소모하는 만큼 나중에 피곤하다. 자주 내다 쓸 수 없는 귀한 재료들이라 이번처럼 위험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부탁하지 않지만……. 물건을 내준 염라대왕이 의자에 길게 기대어 앉았다. 미묘하게 입꼬리가 덜 올라가 있었다. 평소보다 약간 덜 태평하다는 의미였다. 고개를 갸웃하자 그가 입을 열었다. “요즈음은 도무지 길하지 않구나.” “불길한가요?” “그래.” 그는 앉은 자세를 바꾸었다. 방울이 가볍게 소리를 냈다. “찾아오는 손님을 많이 맞이하라 하지 않았느냐?” “그러셨죠…….” 그래서 굉장히 바쁘다. 그런 와중에 생각도 못한 큰일이 걸리는 바람에 더. “별이 잘 보이지 않을 때란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드물게도 염라대왕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별이 잘 보이지 않는 건 흐리다는 뜻이고, 당연히 맑은 것과는 반대된다. 맑지 않으니 길하지 않다…… 불길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돌아가고, 날씨가 바뀌듯 세상을 둘러싼 기운 또한 바뀐다. 그게 맑지 못하면 기운은 약해지게 마련이다. 일종의 상호작용이 안 좋아지는 것이다. 긴 세월 동안 몇 번인가 찾아온 흐린 날이었다. 당연히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수백수천 명이 희생되는 큰 재난, 여러 나라가 휘말리는 전쟁. 내가 입을 다물자 염라대왕은 고개를 가볍게 기울였다. “걱정할 정도로 크게 어두운 건 아니지.” “그러면 다행이지만요.” “하나 다망해지겠구나.” “…….” 지금보다 더? 순간 멈칫했다가 어깨의 힘을 풀었다. 대재난이 일어나는 것보다야 내가 바쁜 게 훨씬 나았다. 재난을 막을 수 있을 정도면 더 좋을 거고. “이번만큼 힘을 소모할 일도 많겠지.” “네에…….” 연려가 싫어할 얼굴이 눈에 선했다. “좋은 것을 줄 터이니 먹도록 하렴. 호법신과 위신(位神)들의 몫도 준비했으니.” “감사합니다.” 염라대왕이 내민 건 옥이며 마노 같은 보석이었다. 식용이다. 꾸벅 인사를 하고 있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문을 연 기세에 비하면 조용히 들어온 연려가 내 뒤에 서서 거울과 그 앞에 쌓인 것과 염라대왕을 번갈아 보더니 인상을 구겼다. “시간을 많이 빼앗았구나.” 그런가? 그렇게 오래 있진 않았는데. 하지만 거울 앞에 쌓인 물건을 챙겨 신당 밖으로 나갔을 때 왜 연려가 쳐들어왔는지 알았다. 해가 거의 저물어 가고 있었다. 재료는 그렇다 치고, 보석을 내주는 것에 염라대왕이 시간을 꽤 들인 모양이다. 신당 안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가까우니, 안에서만 시간이 느리게 흘러도 알 방법이 없다. 여기저기로 흩어졌던 요괴들이 돌아와 거실에 앉아 있었다. 눈 세 쌍이 동시에 도르륵 구르듯이 돌아와선 나와, 연려가 내키지 않는 얼굴로 든 보석을 보았다. “앞으로 고생하라면서 주셨어.” 백낭자와 모란이 신당 문을 흘끗 보더니 슬쩍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우귀는 고개를 끄덕였다. “추수 전에 일꾼들에게 상을 잘 차려 주는 것과 같은 게 아닌지요.”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연려가 끼어들었다. “소답게 잘 아는군.” “무슨 말이냐. 소는 추수 때가 아니어도 일을 많이 한다.” “…….” 잠시 묘하게 숙연한 분위기가 흘렀다. 나는 조용히 우귀 앞으로 보석을 더 많이 놓아 주었다. 염라대왕이 준 건 신력을 채워 줄 보물이었다. 손끝을 댈 때마다 설탕이 물에 녹듯 사라지고 힘이 차곡차곡 쌓였다. 말하자면 영양제 같은 것이다. 하루 종일 찾았지만 역시 악귀에게 큰 영향이나 위해를 입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내가 굳이 가지 않아도 해결되는 수준이었다. 그 건물의 유동 인구를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얼마 후 눈앞에 쌓여 있던 보석이 전부 사라지고, 요괴들도 다시 할 일을 하러 흩어졌다. 나는 재료와 붓 같은 걸 챙겨 거실에 앉았다. 숨을 짧게 내쉬었다. 뚜껑을 열자 기름 같은 붉은 액체가 찰랑거리고 있었다. 손끝에서 피를 내어 떨어뜨렸다. 늘 섞던 것보다 조금 많이. 적당히 피가 섞인 항아리를 옆에 두고 붓을 들었다. 연려는 걱정하는 얼굴이긴 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내가 손도 대지 못하게 했겠지만, 금줄과 부적과 주술이 전부 같은 힘이어야 틈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무룩한 모습이다. “너는 다른 거 해 줘야 하잖아.” 은근히 그걸 기대하지 않을까 하고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힘을 채워 주는 것보다 애초에 네가 안 힘든 게 좋아.” “…….” 귀와 꼬리가 축 처진 것처럼 느껴졌다. 미안해져서 손짓해 뺨에 입을 맞춰 주었다.
닫기

BL/GL완결 19 10+

밤이 들려준 이야기 3부 2RE /

“주인님이 듣지 못할 이야기는 없어.” 1부 용이 될 운명인 이무기 우희림(雨喜林)은 승천 직전에 안 좋은 일에 휘말려 인간이 되고,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하며 업보를 쌓는다. 그러다 무당의 핏줄로 태어나 극적으로 호법신 연려와 재회하고 이무기 시절의 기억을 되찾는다. 희림은 업보를 씻고 다시 용이 되고자 연려, 세 요괴들과 함께 수많은 원혼을 만나고 그들을 돕는다. 2부 마침내 업보가 사라지며 인간의 몸에서 벗어나 용이 된 우희림. 하지만 염라대왕의 명으로 아직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희림은 그에게 충성스러운 세 요괴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희림만을 기다렸던 연려와 함께 또다시 산 자와 죽은 자를 도와야 하는데……. 3부 용으로 승천했으나 여전히 이런저런 이유로 인간세계에 머물고 있는 희림과 연려와 요괴 셋.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연려가 어느 귀신을 보고 어디서 본 것처럼 익숙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 역시 연려를 알아보고는 접근을 시도하고, 이내 그것이 사건에 얽혀들기 시작하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 한 일이 너무 많았다. 뒤늦게 찾아온 피곤에 몸이 축 늘어졌다. 부적 재료고 염라대왕이고, 순식간에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고 싶지 않게 되었다. 연려는 혹시 내가 후다닥 뛰쳐나가 1층으로 가 버릴까 걱정이라도 되었는지 자기도 침대로 들어와 나를 푹 끌어안았다. “으음, 안 내려갈게……. 잘래…….” “잘 생각했어.” 그가 칭찬이라도 하듯이 나를 끌어안은 채 머리카락과 등을 살살 쓸었다. 잠드는 주술이라도 걸린 것처럼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시간도 늦었고 수마에 저항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눕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푹 잠이 들었다.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 연려가 나를 품 안에 넣은 채 꽉 끌어안고 있었다. * * * 눈을 뜨자 해가 중천에 걸려 있었다. 뭐에 묶인 것처럼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아서 꿈틀거리자 죄고 있던 힘이 약해졌다가, 다시 와락 끌어안는다. 아직도 연려에게 끌어안긴 채였다. 목덜미에 닿던 고른 숨소리가 낮게 갈라진 목소리가 되었다. “새벽에 열났었어…….” 그렇게 말하며 연려가 손을 더듬어 내 이마를 짚었다. 푹 자고 일어나 체온이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지금은 열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걱정했겠구나. 꾸물꾸물 품으로 파고들어서 잠시 같이 끌어안고 있다가 일어났다. 한 번도 깨지 않고 오래 잔 바람에 머리가 몽롱했다. 부스스한 채로 침대에 앉아 과일이며 차가운 물 같은 걸 먹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몸을 씻은 뒤에도 한참 여유를 부리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신당 문을 열었다. 거울 너머는 비어 있었다. 앞에 앉아 잠시 기다렸다. 얼마쯤 지나 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뒤늦게 쳐다보았더니 어느새 염라대왕이 와서 거울 표면 가까이 얼굴을 대고 날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놀라서 움찔하자 그는 재미있다는 듯 어깨를 흔들흔들했다. 얼른 눈을 제대로 떴다. “감사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이제 주실 거잖아요.” “흐으음…….” 염라대왕은 괜히 뜸을 들이다가 내가 빤히 쳐다보자 그제야 꾸러미를 내려놓았다. 구슬 목걸이가 감긴 작은 항아리와 붉은 비단 보자기였다. 냉큼 손을 뻗어서 하나씩 집어 들었다. 항아리에는 평소보다 짙은 힘이 담긴 경면주사, 보자기에는 두 가지 색의 종이와 지푸라기가 들어 있었다. 종이는 각각 부적을 쓸 것과 길지를 만들 것이다. 평소에는 경면주사 말고는 알아서 마련한다. 굳이 저승의 것을 쓰지 않아도 어지간한 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재료를 전부 저승에서 가지고 오는 건 내가 들여야 할 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다. 신력을 소모하는 만큼 나중에 피곤하다. 자주 내다 쓸 수 없는 귀한 재료들이라 이번처럼 위험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부탁하지 않지만……. 물건을 내준 염라대왕이 의자에 길게 기대어 앉았다. 미묘하게 입꼬리가 덜 올라가 있었다. 평소보다 약간 덜 태평하다는 의미였다. 고개를 갸웃하자 그가 입을 열었다. “요즈음은 도무지 길하지 않구나.” “불길한가요?” “그래.” 그는 앉은 자세를 바꾸었다. 방울이 가볍게 소리를 냈다. “찾아오는 손님을 많이 맞이하라 하지 않았느냐?” “그러셨죠…….” 그래서 굉장히 바쁘다. 그런 와중에 생각도 못한 큰일이 걸리는 바람에 더. “별이 잘 보이지 않을 때란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드물게도 염라대왕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별이 잘 보이지 않는 건 흐리다는 뜻이고, 당연히 맑은 것과는 반대된다. 맑지 않으니 길하지 않다…… 불길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돌아가고, 날씨가 바뀌듯 세상을 둘러싼 기운 또한 바뀐다. 그게 맑지 못하면 기운은 약해지게 마련이다. 일종의 상호작용이 안 좋아지는 것이다. 긴 세월 동안 몇 번인가 찾아온 흐린 날이었다. 당연히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수백수천 명이 희생되는 큰 재난, 여러 나라가 휘말리는 전쟁. 내가 입을 다물자 염라대왕은 고개를 가볍게 기울였다. “걱정할 정도로 크게 어두운 건 아니지.” “그러면 다행이지만요.” “하나 다망해지겠구나.” “…….” 지금보다 더? 순간 멈칫했다가 어깨의 힘을 풀었다. 대재난이 일어나는 것보다야 내가 바쁜 게 훨씬 나았다. 재난을 막을 수 있을 정도면 더 좋을 거고. “이번만큼 힘을 소모할 일도 많겠지.” “네에…….” 연려가 싫어할 얼굴이 눈에 선했다. “좋은 것을 줄 터이니 먹도록 하렴. 호법신과 위신(位神)들의 몫도 준비했으니.” “감사합니다.” 염라대왕이 내민 건 옥이며 마노 같은 보석이었다. 식용이다. 꾸벅 인사를 하고 있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문을 연 기세에 비하면 조용히 들어온 연려가 내 뒤에 서서 거울과 그 앞에 쌓인 것과 염라대왕을 번갈아 보더니 인상을 구겼다. “시간을 많이 빼앗았구나.” 그런가? 그렇게 오래 있진 않았는데. 하지만 거울 앞에 쌓인 물건을 챙겨 신당 밖으로 나갔을 때 왜 연려가 쳐들어왔는지 알았다. 해가 거의 저물어 가고 있었다. 재료는 그렇다 치고, 보석을 내주는 것에 염라대왕이 시간을 꽤 들인 모양이다. 신당 안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가까우니, 안에서만 시간이 느리게 흘러도 알 방법이 없다. 여기저기로 흩어졌던 요괴들이 돌아와 거실에 앉아 있었다. 눈 세 쌍이 동시에 도르륵 구르듯이 돌아와선 나와, 연려가 내키지 않는 얼굴로 든 보석을 보았다. “앞으로 고생하라면서 주셨어.” 백낭자와 모란이 신당 문을 흘끗 보더니 슬쩍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우귀는 고개를 끄덕였다. “추수 전에 일꾼들에게 상을 잘 차려 주는 것과 같은 게 아닌지요.”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연려가 끼어들었다. “소답게 잘 아는군.” “무슨 말이냐. 소는 추수 때가 아니어도 일을 많이 한다.” “…….” 잠시 묘하게 숙연한 분위기가 흘렀다. 나는 조용히 우귀 앞으로 보석을 더 많이 놓아 주었다. 염라대왕이 준 건 신력을 채워 줄 보물이었다. 손끝을 댈 때마다 설탕이 물에 녹듯 사라지고 힘이 차곡차곡 쌓였다. 말하자면 영양제 같은 것이다. 하루 종일 찾았지만 역시 악귀에게 큰 영향이나 위해를 입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내가 굳이 가지 않아도 해결되는 수준이었다. 그 건물의 유동 인구를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얼마 후 눈앞에 쌓여 있던 보석이 전부 사라지고, 요괴들도 다시 할 일을 하러 흩어졌다. 나는 재료와 붓 같은 걸 챙겨 거실에 앉았다. 숨을 짧게 내쉬었다. 뚜껑을 열자 기름 같은 붉은 액체가 찰랑거리고 있었다. 손끝에서 피를 내어 떨어뜨렸다. 늘 섞던 것보다 조금 많이. 적당히 피가 섞인 항아리를 옆에 두고 붓을 들었다. 연려는 걱정하는 얼굴이긴 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내가 손도 대지 못하게 했겠지만, 금줄과 부적과 주술이 전부 같은 힘이어야 틈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무룩한 모습이다. “너는 다른 거 해 줘야 하잖아.” 은근히 그걸 기대하지 않을까 하고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힘을 채워 주는 것보다 애초에 네가 안 힘든 게 좋아.” “…….” 귀와 꼬리가 축 처진 것처럼 느껴졌다. 미안해져서 손짓해 뺨에 입을 맞춰 주었다.

+ 더보기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979-11-65247-71-3

#현대BL

프리미엄 멤버십 시작하기

밤이 들려준 이야기 3부

  • 1위
    왓더준수
    779코인
  • 2위
    미아저씨
    273코인
  • 3위
    보라달팽이
    270코인
  • 4위
    로버트조조8
    171코인
  • 5위
    보빨잘하는남자
    154코인
  • 6위
    강정훈
    123코인
  • 7위
    gg1***@naver.com
    120코인
  • 8위
    12922*****@kakao.com
    120코인
  • 9위
    22374*****@kakao.com
    120코인
  • 10위
    wkkj****@naver.com
    110코인
  • 11위
    해콩이
    110코인
  • 12위
    메렁이지롱
    102코인
  • 13위
    21671*****@kakao.com
    100코인
  • 14위
    leeys****@naver.com
    100코인
  • 15위
    18075*****@kakao.com
    100코인
  • 16위
    @
    100코인
  • 17위
    @
    73코인
  • 18위
    ㄴ퍼ㅕㅅㄷ
    60코인
  • 19위
    28473*****@kakao.com
    60코인
  • 20위
    myway
    50코인
  • 21위
    천일야화♡
    50코인
  • 22위
    @
    50코인
  • 23위
    19367*****@kakao.com
    50코인
  • 24위
    워삼골벅
    50코인
  • 25위
    dlehd*****@gmail.com
    48코인
  • 26위
    22ss****@dgsungsan.ms.kr
    45코인
  • 27위
    아아자 홧팅
    40코인
  • 28위
    비둘기 천사
    36코인
  • 29위
    @
    36코인
  • 30위
    20700*****@kakao.com
    30코인
  • 31위
    26741*****@kakao.com
    26코인
  • 32위
    dltmdw******@gmail.com
    25코인
  • 33위
    25234*****@kakao.com
    20코인
  • 34위
    보리보리쌀쌀
    20코인
  • 35위
    단순한묘기
    20코인
  • 36위
    16100*****@kakao.com
    20코인
  • 37위
    이슬이슬
    20코인
  • 38위
    wwor****@naver.com
    20코인
  • 39위
    @
    20코인
  • 40위
    20596*****@kakao.com
    20코인
  • 41위
    소망여
    20코인
  • 42위
    70989****@kakao.com
    20코인
  • 43위
    @
    15코인
  • 44위
    안녕하십사
    13코인
  • 45위
    base****@naver.com
    10코인
  • 46위
    24771*****@kakao.com
    10코인
  • 47위
    @
    10코인
  • 48위
    34362*****@kakao.com
    10코인
  • 49위
    17590*****@kakao.com
    10코인
  • 50위
    29528*****@kakao.com
    10코인
  • 51위
    @
    10코인
  • 52위
    21982*****@kakao.com
    10코인
  • 53위
    26178*****@kakao.com
    10코인
  • 54위
    moonyo******@naver.com
    10코인
  • 55위
    @
    10코인
  • 56위
    010767*****@me.co.kr
    10코인
  • 57위
    @
    10코인
  • 58위
    17887*****@kakao.com
    10코인
  • 59위
    27964*****@kakao.com
    10코인
  • 60위
    아이스아메
    10코인
  • 61위
    @
    10코인
  • 62위
    봇딸롱
    10코인
  • 63위
    ehddl****@naver.com
    10코인
  • 64위
    leno****@naver.com
    10코인
  • 65위
    stop****@naver.com
    10코인
  • 66위
    ysh02****@naver.com
    10코인
  • 67위
    잭스킹
    10코인
  • 68위
    22930*****@kakao.com
    10코인
  • 69위
    iioo***@naver.com
    10코인
  • 70위
    15446*****@kakao.com
    10코인
  • 71위
    @
    10코인
  • 72위
    dallv****@naver.com
    10코인
  • 73위
    13273*****@kakao.com
    10코인
  • 74위
    송은
    10코인
  • 75위
    eupn****@gmail.com
    10코인
  • 76위
    하늘이다
    10코인
  • 77위
    세번이상할래
    10코인
  • 78위
    20070*****@kakao.com
    10코인
  • 79위
    25721*****@kakao.com
    10코인
  • 80위
    yewo****@naver.com
    10코인
  • 81위
    sdg43****@naver.com
    10코인
  • 82위
    갈보리
    10코인
  • 83위
    19334*****@kakao.com
    10코인
  • 84위
    20679*****@kakao.com
    10코인
  • 85위
    youngk*****@naver.com
    10코인
  • 86위
    18286*****@kakao.com
    10코인
  • 87위
    him***@naver.com
    10코인
  • 88위
    연애구루
    10코인
  • 89위
    15172*****@kakao.com
    10코인
  • 90위
    19292*****@kakao.com
    10코인
  • 91위
    쌉숭
    10코인
  • 92위
    010381*****@me.co.kr
    10코인
  • 93위
    젖꼭지 빨래
    10코인
  • 94위
    cofla****@naver.com
    10코인
  • 95위
    17349*****@kakao.com
    10코인
  • 96위
    hshvi*****@naver.com
    10코인
  • 97위
    27657*****@kakao.com
    10코인
  • 98위
    @
    10코인
  • 99위
    elpe****@naver.com
    10코인
  • 100위
    13117*****@kakao.com
    10코인
  • 101위
    27904*****@kakao.com
    10코인
  • 102위
    samdry
    10코인
  • 103위
    17421*****@kakao.com
    10코인
  • 104위
    didwl*****@gmail.com
    10코인
  • 105위
    돌도사
    10코인
  • 106위
    icheon*****@gmail.com
    10코인
  • 107위
    24180*****@kakao.com
    10코인
  • 108위
    z1z2***@naver.com
    10코인
  • 109위
    @
    7코인
  • 110위
    18240*****@kakao.com
    6코인
  • 111위
    지나가던누군가
    5코인
  • 112위
    72223****@kakao.com
    5코인
  • 113위
    010411*****@me.co.kr
    5코인
  • 114위
    zb*@naver.com
    5코인
  • 115위
    조아소
    5코인
  • 116위
    she4***@gmail.com
    5코인
  • 117위
    뚜비뚜밥
    4코인
  • 118위
    25188*****@kakao.com
    3코인
  • 119위
    Fluese*****@naver.com
    3코인
  • 120위
    청포도요거트
    3코인
  • 121위
    16142*****@kakao.com
    3코인
  • 122위
    khch****@naver.com
    2코인
  • 123위
    fluese*****@gmail.com
    2코인
  • 124위
    마애사
    2코인
  • 125위
    해삼엉덩이
    2코인
  • 126위
    휴우휴
    2코인
  • 127위
    18490*****@kakao.com
    2코인
  • 128위
    101dl*****@naver.com
    2코인
  • 129위
    010821*****@me.co.kr
    1코인
  • 130위
    picturesq
    1코인
  • 131위
    18693*****@kakao.com
    1코인
  • 132위
    무달이투
    1코인
  • 133위
    @
    1코인
  • 134위
    k*@kk.kk
    1코인
  • 135위
    대낄로이
    1코인
  • 136위
    parkdan******@gmail.com
    1코인
  • 137위
    misun****@naver.com
    1코인
  • 138위
    kim***@naver.com
    1코인
  • 139위
    28823*****@kakao.com
    1코인
  • 140위
    wjsaks******@gmail.com
    1코인
  • 141위
    냉장고밥솥
    1코인
  • 142위
    dlq1***@naver.com
    1코인
  • 143위
    매너
    1코인
  • 144위
    김벼리
    1코인
  • 145위
    21389*****@kakao.com
    1코인
  • 146위
    소녀지
    1코인
  • 147위
    두닥소
    1코인
  • 148위
    간다간다구
    1코인
  • 149위
    26296*****@kakao.com
    1코인
  • 150위
    드림걸
    1코인
  • 151위
    이건
    1코인

작품댓글 - 밤이 들려준 이야기 3부

로그인 후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신고

작품명

작가명/유저닉네임

신고사유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 0 / 250

미툰 프리미엄 상품권

소지하신 상품권 핀번호를 입력 후 등록하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상품권에 기재된 금액만큼 코인으로 적립됩니다.

미툰 무료쿠폰

소지하신 쿠폰번호를 입력 후 등록하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자세히보기

쿠폰에 기재된 금액만큼 코인으로 적립됩니다.

무료쿠폰 등록 시 알림톡을 통해 작품변경 안내 및 이용권 소멸에 대한 내용을 고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