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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의 섬
로맨스완결
50+
이름조차 없는 섬이었다. 그리하여 법의 손길도 미치지 않았다. 섬사람들은 그 섬을 ‘학이 머무는 섬’이라 불렀다. 나는 그 섬의 ‘신의 아이’였다. 현대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을 따르며 살아가는 섬마을. 목전에 다가온 의식의 날에 모든 것을 체념했던 다해의 앞에 기억 저편에 묻어 두었던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그 사람, 서후가 나타났다. 어린 시절 성년 생일이 되기 전에 돌아와 구해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러 왔다는 서후.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터무니없는 말을 믿고만 싶어진다. 정말 서후의 말대로 이 모든 끔찍한 운명을 뒤로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 서랍에 넣어 뒀던 그의 선물을 꺼내 머리칼을 묶고, 당연히 지켜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가 데리러 오기를 바랐다. 믿지 못할 희망. 그런 거라도 없으면 나는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 “진짜로, 올 줄은, 몰랐어.”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띄엄띄엄 말했다. 그가 작게 웃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원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해 버리는 인간이거든. 그 덕에 미친개라는 별명도 얻게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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