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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그림자
로맨스 완결 5,000+
구원의 그림자 전여린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안도하며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너를 더 철저하게 속이겠다고. 사랑하는 척, 없으면 안 되는 척, 한 시도 떨어지기 싫은 척. 네가 나를 누군가의 대용품이라고 생각하듯 나도 너를 죄책감 없이 속이며 이용하겠다고 그렇게 결심했다. *** “한 걸음이라도 움직여 봐.” 잔뜩 억눌린 목소리에는 자비라곤 없었다. 금방이라도 얼음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소리에 발이 땅에 붙었다. “가, 갑자기 왜……?” 그는 내 앞을 몸으로 막아섰다. 지친 기색으로 나를 뚫어지라 바라보고는 토하듯 말했다. “내가 아직은 믿는다고 내 곁에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분노가 극에 달한 것 같았다.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그를 이해시킬 수 없을 것 같아서 눈을 감고 분노를 견뎌 내려 했다. “어떻게 나를 버려?” “버린…… 게 아니라.” 그는 내가 도망갔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게 아닌데, 나는 도망갈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었는데. 그의 오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 “배신한 거야.” 그가 낚아채듯 내 어깨를 잡아끌고 방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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