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났고, 속절없이 빠져 버렸다. 그가 그녀에게 바라는 게 몸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친구 앞에서 당당히 말할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그를 마음에 품어 버린 유경은 그를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맞선을 보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난 뒤 유경은 이 지지부진한 관계를 끝낼 결심을 굳히기 시작하고, 그런 유경의 변화에 그, 현준도 알 수 없는 흔들림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선본다는 얘기 들었어요.” “할아버지가 멋대로 주선한 선이야. 앞으론 볼 생각도 볼 이유도 없어.” “과연 그럴까요? 결혼 생각이 없는 남자가 아니고서야…….” “난 복잡한 결혼 생활 할 생각 없어. 불필요한 감정 소모는 딱 질색이야. 이제 해결된 것 같은데.” “아니요. 그래도 당신과 더는 그런 관계를 이어 나가고 싶지 않아요.” “…….”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됐거든요.” “…….” “더 이상 사랑하는 남자와 마음 없이 몸만 나눌 생각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