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의 반려는 오직 그 핏줄을 이어받은 유일한 존재에게만 보일지니. 그것은 생명의 근원인 백룡의 여의주를 품은 자이니라. 일곱 용이 세운 나라 중, 단 하나의 적통만을 낳는 백룡의 나라, 호연 제국. 그 호연 제국의 유일한 적통 후계자, 황태자 아진에게는 아직까지 반려가 없었다. 그의 곁에 있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위사 가비랑뿐. 유난히 고운 미모로 ´미색 공자´라 불리는 비랑은 때때로 아진의 마음을 알 수 없게 흔들었으나, 똑같은 남자였기에 아진에게 비랑은 유일한 벗일 뿐이었다. 그랬기에 아진은 몰랐다. 황제와 비랑의 아비가 나눈 약조도, 그리고 그 약조로 말미암아 비랑이 여자인 것을 감춘 채 남자로 자라야 했다는 것도. 그리고 그 비밀로 말미암아 호연 제국에 스멀스멀 기어든 그림자가 어둡고도 참혹한 계략을 펼치기 시작했는지도…. “현 황제를 능멸한 죄인을 낳아 기른 것 또한 죄. 선대 황제와의 약조를 어긴 것 또한 대역죄로 다스려야 할 터.” “저의 죄이옵니다. 폐하, 저를 벌하소서.” “대역 죄인의 집안이다. 이 집안의 그 누구도 살아 대문을 넘지 못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