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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슬기로운 투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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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슬기로운 투자생활 텀블러 /2012년으로 돌아왔다. 이전 삶에선 누리지 못하던 나의 행복을 누릴 것이다. 세간에선 이걸 욜로(YOLO)라고 한다지? 난 두 번째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포기할 생각도 없다. 조금씩 코인을 사서 모으면 난 부자가 된다. 빠른 은퇴로 편안한 삶을 즐기면 된다. 세간에선 이걸 ‘파이어족’이라고 한다지? 이제 은퇴 시기만 잡으면 되는데…… 이상하게 승진이 너무 빠르다? “……출세가 이렇게 쉬웠던가?” ***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버스에서 내려 둔산동 회사로 향하는 인호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볍다. 미래일기를 통해 지하철 운행 중지를 피해 냈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알았을까? 오늘 지하철이 먹통이 된다는 걸 말이야. 아, 테쓰 형! 크흐, 이게 바로 인생이지!” 인간은 단 1초 앞의 미래도 내다볼 수 없는 답답한 족속들이다. 허나 인호는 지하철이 오늘 먹통이 될 것을 미리 알고 버스로 갈아타는 선견지명을 보였다. 한마디로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 된 것이다. 기분이 소위 째질 것만 같았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바람난 식충이 전처 때문에 인생이 발칵 뒤집어졌던 실업자 인호는 무려 12년을 거슬러 가서 새 삶을 찾은 것이었다. 아무리 막아도 콧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월급을 받는 족족 죄다 코인에 투자하는 거야. 아 참, 주식이랑 부동산도 해야지! 으흐흐, 이제 난 부자다!” 최단기간 5년 안에 인호는 파이어족이 될 것이다. 그것도 천억대 자금을 굴리는 아주 부유한 파이어족 말이다. 그러자면 최소 5년은 회사에 다녀야 한다는 소리가 된다. “쩝, 어쩔 수 없나. 인턴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니. 뭐, 그래도 인생 2회 차라면야.” 정규직 전환을 위해 해야 할 일, 그리고 피해야 할 일, 어느 줄을 적당히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까지. 그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회사에서 5년 버티기란 껌 씹는 것보다 쉽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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