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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의 탐(貪)
로맨스 완결 5,000+
프로메테우스의 탐(貪) 수고행 /좋아한다고 말해도 될까. 사랑 고백도 아닌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그러나 두려웠다. 한번 말로써 이 감정을 인정해 버리면 영영 종속되어 버리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도 해야 했다. 이것 또한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었으므로. “……좋아하지. 너 엄청 좋아해.” 실은, 이미 좋아하는 걸 넘어선 것 같아. 나는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 한예나의 모든 게 다 탐이 난다. 통통한 볼살, 섹스할 때 흥분으로 헤벌린 입술, 다양한 느낌을 담아내는 다갈색 눈동자, 곧게 뻗은 팔다리와 목선, 잘록한 허리, 젖가슴, 예민한 클리토리스, 매번 박을 때마다 빠듯하게 제 것을 품어주는 구멍- 아, 그냥 전부 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종래에는 그녀의 감정, 사고, 마음까지도 싹 다 제 안에 가둬 놓고 안 놔주고 싶다. …이토록 더럽고 비열한 욕망도 ‘사랑’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확실히 널 사랑하는 것 같은데. “좋아해, 예나야. 아주 많이.” 그의 아버지가 한평생 뼈를 깎는 충성을 바친 집안의 막내 공주님이었다. 그러니 이것은 실로 금단의 관계요, 그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그들만의 추잡한 비밀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는 지금 고민해 봤자 소용이 없다. 이미 모든 게 한참 늦어 버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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