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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지
로맨스 완결 10+
탕지 김정화 /-탕지. 수치를 모르는 몸뚱이. 모두가 드나드는 밑구멍이자, 모두의 물건을 빠는 입. 죄목도 모른 채 유배되어 온 섬, 음도(陰島). 귀하게만 살아온 선비 범우에게 그 섬은 나락의 다른 이름이었지만, 음도 안에는 진짜 나락을 사는 계집 하나가 있었다. 죄인을 가둔 가시울타리 구멍 사이로 호시탐탐 퀭한 눈을 빛내던 여인. 뻔뻔한 탕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탕지, 가여운 탕지…. 뾰족하게 날을 세워 살을 찌르는 가시 사이로 몸이 뒤엉켰다. 들끓는 희락의 끝. 영영 이 가시에 꿰뚫린대도, 박힌 가시가 뽑히지 않는대도 상관없었다. 범우는 뒤늦게야 알았다. 그곳이 나락이 아닌 낙원이었음을. 가시로 만든, 탕지와 그 둘만의 낙원이었음을. ----------------------- “양반 나리님네 손은 원래 이런가?” “…뭐가 이렇다는 거냐?” “고와서요.” 다음 순간, 탕지가 범우의 손끝에 입술을 갖다 댔다. “이, 무슨….” 멈칫, 범우가 손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하필 소맷부리가 큼직한 가시에 걸리고 말았다. “엄청 부드럽네. 나리. 있어 봐요. 응?” 탕지가 속삭였다. 울타리 너머에서 단 숨결이 흘러들어 왔다. 다시 한번, 그녀는 범우의 손가락 위에 입술을 눌렀다. 바슬바슬 까칠하던 입술이 왠지 뜨뜻해지는 것 같다. 농익은 딸기 같은 혀가 손가락을 핥아 올렸다. 헉,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범우는 가까스로 참았다. 탕지의 젖은 혀가 죽 미끄러진다. 바지 앞섶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그만둬야 했다. 미친 짓이었다. 그러나 가뭇한 가시울타리 사이로 보이는 탕지의 얼굴을 계속 보고 싶다는 해괴한 욕망이 그를 붙들었다. 그녀의 눈은 눅진하게 풀려 있었다. “으응….” 태산처럼 발기한 물건 탓에 죽겠는 건 범우인데, 야릇한 신음은 탕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마치 교접이라도 하는 것처럼, 탕지가 빈 허리를 바르작거렸다. 달큼한 체향이 풍겼다. 허벅지 위로 올라간 치마 속에 속곳 따위는 보이지도 않았다. 훤한 대낮에 마주하리라고는 평생 상상도 해본 적 없는 발긋한 속살을 본 범우의 얼굴이 불길처럼 새빨개졌다. 퍼뜩 정신이 들어, 범우는 손을 휙 잡아 뺐다. “나리. 왜 손을 빼고 그럽니까?” 탕지는 적반하장이다. 마치 한창 기분을 내는 중이었는데, 범우가 산통을 깨버렸다는 투였다. “뭐 하는 짓이냐?” “어젯밤에 못한 짓.” <키워드> 가상시대물, 동양풍, 신분차이, 몸정>맘정, 소유욕/독점욕/질투, 첫사랑, 운명적사랑, 여공남수, 절륜남, 후회남, 철벽남, 다정남, 직진녀, 유혹녀, 절륜녀, 상처녀, 애잔물, 피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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