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는 정혼자인 마크 아켈란을 평생의 동반자로 여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식을 올리기 전,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는데. 믿어왔던 정혼자가 하녀와 바람이 났고 그 하녀가 임신까지 한 것이다. 치욕스러운 일을 아버지에게 알렸지만, 그는 이제 와서 일을 그르칠 수 없다며 결혼을 강행한다. 결국, 케이트는 신변비관을 이유로 목숨을 끊고자 탑 꼭대기에 선다. 그리고 그곳에서 파울 라드와 처음 마주한다. “네 영혼을 내게 팔아. 값은 아주 후하게 쳐줄 테니까.” 영혼을 팔아 복수를 꿈꾼다니. 미친 소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케이트에게 그것은 마치 악마의 속삭임이라도 되는 듯 매우 달콤했다. 얼마 후, 케이트는 마탑에서 떨어져 죽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머지않아 저승사자의 인도로 망각의 강인 스틱스강을 건너게 된다. 그리고 케이트는 사혼식, 즉 영혼결혼식을 통해 졸지에 저승에서 남편을 얻게 되는데……. 마침내, 그들은 다시 조우한다. 이승이 아닌 저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