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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않음
로맨스 완결 10+
읽지않음 지옥에서 온 아내 /“나랑 잘래요?” 입양아인 리처드는 그동안 메일을 주고받던 친구가 메일을 읽지 않아 걱정스러워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런데 고생해서 겨우 찾아낸 메일 친구는 이미 사망했고 그 딸은 욕실에 널브러져 있었다. 자살 기도라니……. 스스로 죽고 싶을 정도로 외로운 딸이 걱정되어 곁을 지켰다. 안정될 때까지. 그런데 그녀가 그에게 자신도 데려가 달라며 그렇게 말했다. 안된다며 혼자 두고 돌아온 리처드는 다시 읽지 않는 메일창만 여닫다 널브러져 있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고 결국,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리처드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이젠 다시 그녀를 혼자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의 집은 텅 비어 있었고 그녀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본문 중에서- “나도 데려가요. 그곳이 어디든. 예?” “그게…….” “왜요? 아무 사이도 아닌 날 데리고 가려니 마음에 걸려요?” “…….” 그는 대답할 수 없었다. 데려가다니…….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는 그로서는 난감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안 된다고 하려니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가 마음에 걸렸다. “그럼 나랑 잘래요?” “!” “나랑 자요. 그럼 날 데리고 갈 이유가 생기잖아요. 예?” “아, 아무리 그래도…….” “왜요? 마음에 들지 않아요? 아니 지금은 그럴지 모르지만 아프지 않으면……. 아니, 나도 화장도 하고 신경 쓰면 꽤 괜찮아요.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는 않을 거예요.” “!” 그는 그녀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자자는 그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자란 그의 가치관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그녀가, 한국에서 자란 그녀가 그것도 성인인 그녀가 혼자되기 싫다는 이유로 낯선 남자인 그와 자겠다고 하다니…….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이 안쓰러웠지만 아닌 것은 아닌 것이었다. “안 돼요? 왜요? 내가 그렇게 매력 없어요? 옷을 벗어 볼까요? 알몸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까요? 그래요?” 그녀가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나 입고 있던 옷을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뽀얀 여자의 아랫배가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살짝 둔덕을 이루는 아랫배가 몹시 고혹적이었다. 그러나 여자가 스웨터를 벗게 내버려 두어선 안 된다는 것쯤은 그도 알고 있었다. 남자인지라 정말 알몸이 되어 그를 유혹하려고 한다면……. 그러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여자를 안을 수 없었다. 그는 그런 남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얼른 스웨터를 밀어 올리는 그녀를 황급히 잡아 말린 후 잠시 그녀를 내려다보며 숨을 골랐다. 그가 왜 그러는지 궁금한 얼굴을 하고 두 손을 그에게 잡힌 채 그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지독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옷을 벗기고 침대로 밀어 넘어뜨린 후 정말 가지려고 하지나 않을지 걱정되면서도 그렇게 해서라도 혼자 남겨지지 않고 같이 갈 수 있다면 상관없다는 듯 체념한 눈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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