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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완결 500+
광기 정경하 /“내가 싫지 않다면, 지금, 안아 줘요. 부탁이에요.” 그녀는 지금 남자를 유혹하고 있었다, 이규호라는 남자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해서라도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느꼈던 죽음의 공포와 숨 막히는 외로움을 잠시라도 잊고 싶었다. 사지를 떨게 만들던 끔찍한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날 가지기 위해 그렇게 애원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 사이에 애원을 해야 한다면, 그건 내가 해야 할 테니까.” 순식간에 불같은 열기에 휩싸였을 때, 유설은 이성을 놓아 버렸다. 냉철하고 무심하며 도도해서 한서대학병원 산부인과의 얼음공주라 불리던 송유설은 사라지고, 오로지 남자의 애정을 갈구하는 한 여자만 남아 버렸다. 죽거나, 미치거나. 그녀의 앞에 놓인 삶은 둘 중의 하나. 다시는 남자와의 불같은 사랑을 경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유설을 절박하게 만들었다. 평소의 냉철하던 판단력도 사라졌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이 전부였다. 그녀를 감싼 그의 뜨거운 체온처럼, 그의 입술도 뜨거웠다. 늘 부드럽게 호를 그리던 입술이 집요하게 그녀의 입술을 비비며 파고들었다. 매끈한 혀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따라 적시며 희롱한다. 진저리를 치는 그녀의 뒷머리를 꼭 잡고서 혀로 입술을 갈랐다. 유설은 주저하지 않고 입술을 벌려 그의 혀를 받아들였다. 타액이 섞이며 그의 혀가 길게 밀고 들어왔다. 그녀의 혀 위에 자신의 혀를 놓더니 뱀처럼 휘감아 빨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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