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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의 전지적 시점
로맨스 완결 10+
도발의 전지적 시점 하루가 /금감원 회계조사팀에 재직 중인 츤데레 엄지우. 27년 동안 그의 눈엔 그녀만 보이는데, 다가가면 필사적으로 물러나는 그녀 때문에 애가 탄다. 뼛속까지 프린세스인 문주얼리 디자이너 윤해인. 부모님의 이혼을 보며 결혼에 부정적인 그녀. 사랑과 우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한다. “사랑해.” 뜬금없는 고백에 지우의 얼굴에 불길이 일었다. “자꾸 보면 나 매력 있다?” 매력이라. 혈관까지 파고들어 피를 들끓게 하는 것이 그녀가 말하는 매력이라면, 새벽바다처럼 고요하고 잔잔하게 살고자 하는 지우에겐 너무나 치명적이다. 해서 그를 들끓게 하는 해인 대신 여리고 순한 다연을 선택했다. 늘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는 편안한 배우자로는 손색이 없다. “말했잖아. 손 많이 가는 여자 질색이야.” “그래도 사랑하잖아.” 그의 눈동자가 폭풍전야의 바다처럼 짙어졌다. 곧고 단단한 손가락이 가녀린 목덜미로 감겨들었다. 그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붉은 입술을 덮었다. 혈관을 자극하던 매혹의 향기가 입안으로 밀려들어 온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아.’ 오로지 둘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입맞춤은 끊어질 듯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영혼마저 빨아들일 것처럼 해인의 작고 달콤한 혀를 훑어 내리며 숨결을 삼켜 버렸다. 가지런한 치열 속에 숨은 촉촉한 향기들이 혀끝으로 끈적하게 스며들었다. 조용하지만 단호한 입맞춤이었다. 입술이 떨어져 나가자 믿을 수 없다는 듯 해인이 숨을 몰아쉬며 지우를 올려다봤다. “나 상견례 한 거 알지?” 그의 물음에 해인은 입을 다물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런데? 너의 이런 도발을 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우야, 나는.” “우리 결혼할까?” 당황한 그녀와 달리 지우의 표정은 단단한 얼음조각처럼 굳어 있다. “언제 질릴지 모를 와이프보단 친구가 낫지 않아?” “친구? 친구로 머물고 싶었으면 선을 넘지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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