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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로맨스 완결 10+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베키 /손가락으로 다 세지도 못할 정도로 숱한 연애 경험 따위, 지금만큼은 의미가 없었다. 혜수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백지가 되었다. 하물며 숨을 쉬는 것조차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슴이 뻐근해졌다. 혜수의 빨라진 걸음, 두 사람의 거리가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혜수 씨!” “아…….” 혜수의 옷소매가 잡히는 게 느껴지면서 일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세포 하나하나까지 예민해진 신경들에 혜수는 화들짝 놀라며 어깨를 들썩였다. 소매를 내려다보자 큰 손이 소심하게 자락의 끝을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었다. “나랑 같이 가요.” 눈이 마주친 순간, 도겸이 그녀를 향해 해사하게 웃어보였다. 혜수는 더 이상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게임의 승세는 도겸으로 향해 있었다는 것을. 별 하나 없이 어둑어둑해진 하늘, 가로등에 불이 켜지면서 영롱한 빛을 내었다. 등을 보이고 혼자 나아가던 소년이 그녀를 붙잡았다. 혼자 발자국을 남기며 사라졌던 그가 소녀와 같이 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열입골 살에 멈추었던 혜수의 봄이 다시 시작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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