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줄 타는 계집아이 하나 눈에 밟혔을 따름이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불쌍한 인생이, 나와 같은 양 뵈인 그 어린 광대 아이가, 안쓰럽고 애틋했을 따름이다. 외눈의, 다리 저는 한 무사 독고무륜과 어름사니 소녀, 운려악의 이야기. 가벼운 무협 속의 로맨스 -본문 중에서- 무륜은 목청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나와 함께 가자. 나는 한쪽 다리를 쓰질 못하니, 어떤 면에서는 너와 같다. 내 네 말을 들을 수는 없으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마. 공감대 하나는 생겼으니 그럭저럭 괜찮은 사이가 될 것 같구나.” 려악의 눈이 그에게 물었다. ‘정말?’ “아직은 집도 절도 없는 떠돌이 신세지만 보고 들은 것도 있고 다년간의 경험 덕에 노숙에의 지식은 출중한 편이다. 적잖은 금전 역시도 지니고 있으니 조용한 곳에 작고 아담한 거처(居處) 하나 정도는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정착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도록 노력하마.” 무륜은 다시 한 번,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이름은 독고무륜(無輪), 금일(今日)부터 네 새로운 보호자가 된 이다. 잘 부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