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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로맨스 완결 50+
갈증 황진순 /?너랑 살아야겠다는 소리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뻔뻔스럽게도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싶었다. 그와 살고 싶었다. 미움이라도 좋고 복수라도 좋았다. 단 하루라도 좋으니 그와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이 목까지 차올라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안 되는 일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와는 안 된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과거가 바뀌진 않아요.” “그러니까 묻어. 묻어버리면 돼.” “나, 다른 남자의 아내였어요. 지난 6년을 묻을 수 있다고 해도, 내가 다른 남자의 아내였었던 것까지 묻어버리지는 못할 거예요. 그게 우리가 안 되는 불가능한 이유예요.” “이것도 안 된다고 해봐.” 태욱이 으르렁거렸고, 다음 순간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태욱이 고개를 내려 입술을 부딪쳐왔다. 지난 6년 동안 단 한 번도 욕망을 느껴본 적이 없기에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고 여겼던 성욕이 사실은 그동안 그저 꾹꾹 억눌려 있었던 모양이다. 그간의 세월이 억울하다는 듯 한꺼번에 되살아난 성욕이 그조차도 감당하기가 힘들 정도다. 그를 먹어치운 성욕이 그녀 또한 먹어치우려 한다. 욕망에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는 그의 뇌리에서 이성은 일찌감치 줄행랑을 쳐버렸다. 사려 깊게 그녀를 배려할 여유 따위도 사라졌다. 6년 만에 풀려난, 미친 듯 날뛰는 정욕이 지금 그를 채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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