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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환상곡
로맨스 완결 신작 10+
즉흥 환상곡 포지티아 /“아름다움에 길들여진 이들이 추한 것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겉만 반짝거리는 이미테이션. 싸구려, 가짜. 가치가 없는 존재. 지금까지 사람들은 가짜에 속아 열광했지만 진짜가 나타났으니 가짜는 빛을 잃을 테지. 진짜 천재 피아니스트 로제 브리에. 그 앞에 선 가짜 천재 예술가 르페. 르페는 그걸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숨겨버리기로 했다. 진짜를. 그리하면 자신이 가짜라는 게 들통나지 않을 테니. “들어 주시겠습니까. 어쩌면 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노래를.” 언제나 거짓을 품은 채 노래하는 가수와 그의 곁에서 반주를 하는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 건반에서 떨어진 손이 로제의 얼굴이 있을 곳으로 향하더니 조심스럽게 훑었다. 로제는 그가 더 만지기 쉽도록 하려는 듯 고개를 살짝 들었다. 르페의 엄지손가락이 로제의 입술을 쓸었다. 나쁜 일이 있을 때마다 씹어댔던 아랫입술은 여린 살이 드러나 있었다. “아…….” “아픈가요.”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욕심이 났다. 손끝으로만 느끼는 감각은 부족했다. 르페가 망설였다. 괜찮다. 괜찮아. 이 어둠이 모든 걸 가려줄 테니까. 스스로에게 되뇌며 조금씩 입술을 그녀에게 가져갔다. 톡. 꽃잎이 내려앉듯 살포시 아주 잠깐 닿았다 떨어졌다. 순간적으로 로제는 그가 무엇을 했는지 못 알아차릴 정도였다. 이내 지금의 상황을 인지하곤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로제도 어둠이 가려주는 걸 다행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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