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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트랩(BLUE Trap)
로맨스
완결
신작
10+
세원그룹의 망나니 이지한, 그가 유배를 끝내고 13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보통 이런 걸 주워 주면 사례를 주던데. 혜령 대리는 그런 거 없나?” “필요한 게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말하면 다 해 줄 거고?” “가능한 일이라면…….” “어때? 한 번.” 더욱 잔인해진 눈빛을 한 그가 이제는 제 친구의 여자가 되어 버린 혜령을 마주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나도 계획을 짜야 할 것 아니야.” 경고와 같은 선전포고였다. 그제야 혜령은 왜 심장이 욱신거리는지 알게 되었다. 지한의 눈빛, 말투, 행동의 의미가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들어왔다. 단단하게 굳어 버린 아랫배에서 생목이 올라와 연신 침을 삼켜야 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너. 되찾아 오겠다고. 이 엿 같은 상황. 풀어야지.” 흥분한 혜령과 다르게 지한의 태도는 여전히 여유롭기만 했다. 밀어내고 밀어내도 지한은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심장을 파고들었다. “한 번이면 족하다며?” “너 아직 나 좋아하잖아?” 자신이 알던 시절의 지한과 너무도 달라 혜령은 마치 낯선 사람을 마주한 것만 같았다. *** ‘혜령은 그날의 일을 몰라야 한다.’ 유배를 떠난 지한이 유일하게 바라던 것. 그 바람을 짓밟고 저를 악마로 만든 것은 그들이었다. 그러니 이제 틀어진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가 13년 만에 돌아온 이유였다. “네가 알다시피 나는 아주 쉽게 혜령이를 찾아올 수 있어. 그런데 난 아주 어렵게 찾아올 생각이야.” 그 진실만큼은 평생 묻어야 하니까. 그래야 내가 지옥 속에서 13년을 살아온 보람이 있지 않겠어? “최대한 발버둥 치도록 해. 그래야 뺏는 재미가 있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보며 지어졌던 혜령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빠는……. 재훈 씨가 불쌍하지도 않아?” “그런 넌?” 원망을 품은 잔인하고 독한 표정이 그녀를 노려봤다. “거동도 못 하는 남자 수발이나 드는 넌 괜찮고?” 비틀리던 입술로 붉은 혀가 한차례 지났다. 혜령의 시선이, 말이 그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뚫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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