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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나비향
로맨스 완결 10+
매혹의 나비향 진주달 /동양풍/ 판타지물/ 왕족.귀족/ 남장여자/ 쾌활발랄녀/ 사이다녀/ 상처녀/ 엉뚱녀/ 능력남/재벌남/ 직진남/ 꽃잎이 만개하고 바람에 날리며 꽃비가 내리는 봄날 귀신에 홀린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눈을 감아도 아른거리고 마음 한 쪽이 시큰한 것이 사랑이었다. 그렇게 뱀의 정령 사준과 인간 현성군은 사랑에 빠졌다. 인간과 정을 나누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준은 현성군에 대한 마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와 나눈 입맞춤으로 현성군을 잃은 그녀의 울음소리가 먼 지하 염라국까지 울릴 정도였다. 사랑하는 이와 같은 저승에 가고자 천계의 질서를 어지럽힌 사준은 결국 옥황상제에게 불려가게 되는데... “너의 사사로운 욕심 때문에 아직 장가도 안간 도령들을 그리 죽였으니 그만한 벌은 받아야지? 사람들의 연을 이어 주고 공덕을 쌓아라.” * * * “잠시 비를 좀 피하겠습니다.” 무사 복색의 남장 여인이 낡은 검은 정자에 들어오며 말했다. 생기 넘치는 눈동자에 고혹적으로 드리워진 눈썹과 반듯한 입술이 조화를 이루어 가히 서시의 아름다움에 견줄 만 하였다. 선비는 비가 그치지 않기를 바랐다. 좀 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녀가 그 정자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 정자 안이 뽀얀 여인의 분 향기로 가득 차는 느낌이 들었다. “그대가 남장을 하고 있으니 남녀의 입장이 아니오. 그러니 이름은 알려주시오. 나는 정선재라고 하오.” “유가 진희 입니다.” 진희는 치자꽃 향기 속에 섞여 있는 고혹적인 향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붉은 나비들이 뿜어내는 사랑의 향기라는 것도 모르고……. 사준은 몸을 일으켜 포랑포랑 어디론가 날아갔다. * “헌데 그대들은 어느 댁의 뉘시오?” “벗이라는 것은 본래 신분도 뛰어넘고 남녀도 불문하는 것이니 더는 묻지 마십시오. 자랑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처지입니다.” “허면 그대는 여인의 몸으로 남장하는 연유는 무엇인가?” “우선 저와 진희는 전주에서 올라왔습니다. 그곳에서 좀 복잡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진희 옆에 서 있던 은설은 천천히 그간의 사연을 들려주었다. 왕실의 유일한 대군인 지성대군과 한양최고의 미공자라 불리는 정선재는 그녀들이 파헤치고 있는 진판석의 화재 사건을 도와주기로 하는데... “두렵습니다. 그 지엄하신 신분이 두렵고, 마음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두렵고, 때로는 봄비처럼 스며드는 온화함도 두렵습니다.”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 여인이었다. 처음으로 느낀 사랑이었다. 두근거리는 봄날이 온 줄 알았다. 이제 나는 어찌 하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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